본문 바로가기

넥슨핸즈 나눔 이야기/함께하는 넥슨

"청각장애는 보이지 않는 장애라고 해요."

 

‘한국 난청인 교육협회' 이지은 이사장 인터뷰 (상)

 

‘메이플스토리'는 ‘넥슨재단', ‘사랑의달팽이'와 함께

청각장애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 '돌의 정령의 나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메이플스토리'는 2018년 서비스 15주년을 맞아 청각장애 어린이들의 수술 및 재활 치료를 지원하기 위한

‘핑크빈의 나눔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열다섯 명의 청각장애 어린이들의 인공달팽이관 수술과

언어 재활 치료를 지원한 바 있다. 이후 지원 사업의 사각지대인 '외부장치' 지원의 필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수술 후의 청각장애 어린이들의 재활과 생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돌의 정령의 나눔 프로젝트'는 크게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우선 ‘인공 달팽이관’ 수술 후 시간이 지나, 노후되거나 고장 난 ‘외부 장치’ 교체를 지원하는 프로젝트. 

‘메이플스토리’ 사용자인 용사들이 함께 참여해 ‘메이플스토리' 게임 내에서 ‘행복이 쌓였담' 모자 아이템

1만 개가 판매될 때마다 1명의 청각장애 아동에게 외부 장치 교체를 지원한다.

5월 19일 캠페인 시작 2시간 만에 준비된 수량 20만 개가 모두 소진되어

총 20명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다.

 

또 다른 하나는 언어 재활 치료 교구 개발.

인공 달팽이관 수술을 한 후에 반드시 필요한 재활 치료를

가정에서도 조금 더 쉽고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도록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재활 치료 교구를 개발하고, 더불어 장애 인식 개선을 위한 애니메이션도 제작하는 등

‘메이플스토리'는 장기적 관점에서 청각장애 어린이 및 청소년의 생활을 지원하며

장애 인식 개선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한국난청인교육협회' 이지은 이사장을 만나 ‘인공 달팽이관 (인공 와우)’에 대해 듣고,

‘인공와우'와 함께 생활하며 겪는 어려움과 청각장애에 대한 편견,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의 필요성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청각장애 아이의 부모이기도 한 이지은 이사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청각장애에 대해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이지은 이사장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우리나라의 청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깨고 청각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길 희망하며,

‘인공 와우’를 정확하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는 ‘한국난청인교육협회’ 이사장 이지은입니다.

‘한국난청인교육협회'는 난청인을 대표하는 협회로 전국에 14개 지부가 있습니다.

회원 대부분이 청각장애인의 부모로 구성이 되어 있는 비영리 사단법인이고요,

협회와 함께 성장한 성인 난청인과 전문가들도 회원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인공와우 수술에 의료보험이 적용이 된 건 2005년부터입니다.

처음엔 인공와우 수술을 한다고 하면 “왜 굳이 머리를 열어서 수술을 해.”라고 말하는 부모님들이 많았어요.

그러다 보니 정보를 교류하기가 어려웠죠. 수술에 대해 물어보고 의견을 나눌 곳을 찾다가

부모님들이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서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처음 시작되었고,

2006년 사단법인 ‘한국난청인교육협회’ 설립으로 이어졌습니다.

 

 


 

어떻게 한국 난청인 교육협회와 함께 하시게 되신 거예요?

 

사실은 저도 청각장애 아이의 부모입니다. 외국에서 대학을 졸업했고,

세계 여행을 다니며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소통하고 이야기하는 걸 정말 좋아했어요.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기도 하고, 일본어 통번역사로도 일을 하기도 했고요.

그러다 결혼 후 아이를 낳았는데 아이가 청각장애라는 이야기를 들은 거죠.

처음엔 현실을 부정했어요. 저는 늘 ‘우리 아이도 태어나면 5개 국어는 시켜야지.’

하는 꿈을 꿔왔던 사람이거든요. "아이가 소리가 들리지 않아요.

이 아이는 말을 할 수가 없어요."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충격적이어서

정말 이 아이와 함께 세상을 등 지려는 생각까지 했어요.

 

그러다 병원에서 한 부모님을 만나게 됐어요.

한 달 전에 아이가 인공와우 수술을 받았다고 하셨어요.

그분들께 인공와우 수술에 대해 듣게 된 거죠.

저희는 청인이기 때문에 농인의 문화나 생각을 모르잖아요. 그저 충격적이었고

색안경을 끼고 장애인을 바라보는 이 세상에서 내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다는 생각뿐이던 저에게

여러 이야기를 해주시고 '난청인 교육 협회’를 소개해주셨어요.

여기에 부모님이 많이 모여 있으니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힘들어하지 말고 같이 해결하자고 하셨죠. 그때부터 생각을 바꾸고 공부를 시작했어요.

다시 희망을 가지고 대학원에 입학해서 언어 치료학을 배우고,

청각사 연수과정을 들으면서 언어재활사와 청각사로 전공을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힘들어하는 부모님이 더 이상 생기질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도움이 되고싶어 협회 일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늘 ‘우리 아이도 태어나면 5개 국어는 시켜야지.’ 하는 꿈을 꿔왔던 사람이거든요.
"아이가 소리가 들리지 않아요. 이 아이는 말을 할 수가 없어요."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너무 충격적이어서 정말 이 아이와 함께 세상을 등 지려는 생각까지 했어요.

 

 

 

처음에는 듣지 못하는 아이의 상황을 이해하기 힘드셨을 것 같아요.

 

물론 본인도 답답하겠지만 주변 사람들도 답답한 것이 청각장애인 것 같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친구들은 100%의 자연소리를 들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점을 크게 느끼지 않지만 주변소리를 듣고 성장한 우리가 들을 때

인공와우로 듣는 친구들이 다르게 반응하면 '얘는 왜 이렇게 알아듣지?' 

'왜 이렇게 받아들이지?' 할 때가 많죠. 그래서 부모와 교사 대상으로도 교육이 꼭 필요하고

상대방이 오해가 없도록 청각장애 이해교육은 꼭 필요합니다. 

인공와우 착용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서로가 힘든 거 같아요.

 

 

 

청각장애인에 대한 편견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청각 장애인 모두 수어를 사용한다고 생각하고요,

인공와우를 이식받은 친구들은 비장애인과 똑같이 들리고,

모두 언어 재활이 잘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여러 이유로 재활이 잘 되지 않는

친구들은 지적장애로 오해를 받기도 해요. 아마 이런 내용들 OX 퀴즈로 물어보면 다 틀릴 것 같아요.

현대 사회는 기술의 발달로 농인으로 태어났어도 인공와우를 통해 듣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와우라는 기기로 듣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잘 들려도

청인들과는 절대 같을 수 없다는 점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청각장애는 보이지 않는 장애라고 이야기를 해요.
그래서 오히려 조금 더 위험한 장애군이에요.

 

 

 

겉으로 잘 티가 나지 않는 장애라 더 어려운 점이 있을까요.

 

저는 청각장애는 보이지 않는 장애라고 이야기를 해요.

수술을 하게 되면,  외부 장치가 점점 소형화되어서 머리카락으로 가려버리면 보이지 않아요.

내부 달팽이관에 인공달팽이관 즉 임플란트를 넣어주고,

어음처리기라고 하는 외부 장치(인공와우)를 부착하고 생활을 하고 있는데요. 

머리 삔인 줄 알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세요. 그래서 오히려 조금 더 위험한 장애군이에요.

 

인공와우가 고장 나거나 중간에 배터리가 떨어지거나 하면

아무리 뒤에서 차가 빵빵거려도 그 소리가 들리지 않아요.

아이들의 경우에는 뛰어놀다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요,

또 인공와우와 외부 장치가 자석으로 서로 연결이 되거든요.

그래서 철봉 같은데 붙어버리는 경우도 있어요.

이런 돌발 상황에서 재활이 더딘 친구들은 떨어진지도 몰라요. 그럴 때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죠.

 

인공와우는 말을 잘 들을 수 있게 하는 '어음처리기'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음악처럼 풍부한 영역 대의 음도의 차이를 비장애인처럼 느끼진 못해요.

그래서 원음을 정확하게 들을 수가 없어 들리는 대로 노래를 부르다 보니 음치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소음이 많은 곳에서는 듣기 어렵고 변별이 힘들어져요.

그래서 ‘쟤는 말도 잘하고 잘 듣는 것 같은데 가끔 내 말 무시해’라는 오해를 종종 받아요. 

 

 

 

후천적으로 소리를 못 듣게 되어 인공와우 수술을 하더라도 언어 훈련이 필요한가요?

 

맞아요. 기계로 듣는 훈련은 꼭 필요합니다. 성인 뮤지컬 배우 중에 점차 청각이 떨어진 분이 계세요.

그분께서 인공와우 수술을 한 다음에 노랫소리가 전혀 다르게 들린다고 하셨어요.

매핑(청신경 상태에 맞춰 음파에서 변환되는 전기량을 설정하는 작업 과정)을 통해

천천히 맞춰 가지만 완전히 처음 상태로는 돌아가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또 다른 예로, 초등학교 3학년 때 교통사고로 양쪽 소리를 잃은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가 인공와우 수술을 받고 엉엉 울었어요.

저희는 소리가 들려서 감동을 받아서 우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

“나는 내 목소리를 알고, 엄마 목소리를 알고, 이 세상의 소리를 다 알고 있는데,

기계로 들으니까 전혀 달라. 엄마 무서워. 엄마 목소리가 무서워.”

이렇게 울면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어요.

후천적으로 청력을 잃은 경우도 인공와우 수술 후에는 언어 훈련을 꾸준히 진행해야 해요.

 

 

 

✍ 인공달팽이관 수술이란?
달팽이관에 가느다란 전극선을 삽입하여 소리신호를 전기신호로 바꾸어 듣게 하는 수술.
신생아 난청검사를 통해 난청을 확진받은 아동들은 생후 12개월경,
그 외 난청 판정을 받은 분들은 필요한 시기에 인공달팽이관 수술을 받게 된다.

 

 

인공와우 수술은 비용도 많이 비싸다고 알고 있어요.

 

양쪽에 4천만 원 생각하시면 되시고요.

처음엔 수술할 때 딱 한 번 보험 적용이 되다가 2018년도에 법이 개정되어서

한 번 더 의료보험이 적용이 되기 시작했어요.

19세 미만 아동에 한해 두 번까지만 보험 적용이 됩니다.

현재 보청기는 5년에 한 번씩 보험 적용이 돼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데, 인공와우는 그렇지 않아요.

 

 

 

기계 수명은 얼마나 되나요?

 

내부 임플란트는 평생이라고 이야기는 하고 있어요.

그런데 내부 임플란트도 흔하진 않지만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어요.

외부 기기 같은 경우에는 보통 5년에 한 번씩 신제품이 나와요.

그리고 10년에 한 번씩은 교체해야 한다고 부모님들은 생각하고 계세요.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 외부 장치 분실하거나 고장 나는 사례가 잦다고 들었어요.

 

요즘은 보통 돌 전에 인공와우 수술을 해요. 영유아들은 소지품 관리 능력이 부족하잖아요.

그리고 부주의한 행동이 좀 많고요. 인공와우뿐만 아니라 뭐든지 잡아서 입으로 가져가기도 하니까요.

러다 보니까 분실이나 고장이 많아요. 비나 땀 같은 수분으로 인해 고장이 발생하기도 하고요.

물이 들어가면 인공와우를 바로 닦고 꼭 제습기에 돌려서 수분을 빼줘야 하거든요.

어린이들에게 이런 관리는 쉽지 않죠. 잘 때와 목욕할 때 빼고는 인공와우를 쓰다 보니

아무리 관리를 잘한다 하더라도 몇 년에 한 번씩은 문제가 생겨요.

 

외부장치를 쓸 수 없게 되면 그 시기 동안 소리를 전혀 못 듣게 되죠.

잘 말하던 친구들도 인공와우 없이 지내는 동안 어눌하게 말하기도 해요.

언어 발달이 이루어져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이런 문제가 생기면

발달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자존감도 하락되게 되고요.

사회성도 떨어지고, 학습 부진이 올 수가 있어요. 일상적인 생활도 불편하고요.

그래서 학교에 가기 두려워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다른 전자제품처럼 바로 A/S나 구매도 어려울 것 같아요.

 

맞아요. 본체가 고장 났을 경우에는 한국에서 고쳐지지 않아요.

미국, 오스트리아, 호주 이런 데로 보내게 되면 몇 개월이 걸리기도 해요.

 



인터뷰는 ‘한국 난청인 교육협회' 이지은 이사장 인터뷰(하)로 이어집니다.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을 받은 후 아이들은 마법처럼 달라져요."

‘한국 난청인 교육협회' 이지은 이사장 인터뷰 (하) ‘메이플스토리'는 ‘넥슨재단', ‘사랑의달팽이'와 함께 청각장애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 '돌의 정령의 나눔 프로젝트'

nexonhands.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