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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핸즈 나눔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다큐 3부작<세이브 더 게임>

 

1994년 12월 26일, 넥슨이 세상에 첫발을 내디뎠다. 2년 후인 1996년에는 대한민국 최초의 온라인 그래픽 RPG <바람의나라>가 탄생했다. 그로부터 약 30년이 흐른 지금, 넥슨은 여전히 게임을 만들고 있으며 <바람의나라> 역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4명으로 시작했던 넥슨은 전 세계 수천 명의 임직원이 함께하는 규모로 성장했고,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등 수많은 게임 회사가 자신만의 IP를 가지고 게임을 제작하고 서비스하고 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게임업계 후발주자였던 한국은 이제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가가 되었다.

 

“대한민국 게임은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우리는 질문을 던졌다.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바람의나라> 이전에는 어떤 게임이 있었을까.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게임은 누가, 왜 만들었을까. 인터넷도 잘 안되고 물어볼 사람도, 찾아볼 책도 없던 시절, 1세대 개발자들은 어떻게 맨땅에서 게임을 만들 수 있었을까. 게임이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게임업계에선 어떤 일이 있었을까.

 

그 답을 찾고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 30년의 역사를 기록해야겠다는 사명감으로 넥슨재단은 다큐멘터리 제작에 나섰다. 넥슨 30주년 TF가 꾸려졌고, 넥슨 게임 일랜시아 소재의 다큐멘터리 ‘내언니전지현과 나’를 연출한 박윤진 감독이 합류했다. 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이기도 한 박윤진 감독 덕분에 다큐멘터리 제작은 활력을 얻었지만 남아있는 문서나 영상 기록이 많지 않아 초기 제작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괜찮다. 답은 역사를 만든 사람들 안에 있다.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3년에 걸쳐 개발자, 기획자, 게임 기자, 유저, 교수 등 수십 명의 사람들을 만났다. 이제는 업계를 떠난 이들을 수소문해 찾아가 이야기를 들었고, 여전히 게임업계를 이끌어 나가는 이의 소회도 들었다.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과정은, 그들이 들려준 소중한 이야기를 엮고, 시간 속에 숨어있던 역사의 조각들을 하나씩 맞추는 일이었다.

 

 

 

 

 

우리가 만난 사람들은 모두 41명이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한국 최초의 상용 RGP 게임 <신검의 전설>(1987)을 만든 남인환과 그의 게임을 처음 유통했던 아프로만의 우인회 실장, 16비트 컴퓨터 한국 최초의 게임 <폭스레인저>의 남상규, <그날이 오면 3>의 정재성,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를 만든 손노리의 이원술, 서관희를 만났다. 한국형 머드 게임 <단군의 땅>을 만든 김지호, <창세기전>의 최연규, <바람의나라>를 처음 기획한 송재경과 개발자 정상원, 게임개발사 마리텔레콤 장인경 대표, <화이트데이>의 이은석, <리니지> 초기 아트디렉터인 채윤호 등 온라인 게임 시대를 개척한 이들의 목소리도 들었다. 여기에 디스이즈게임 임상훈 편집장의 시선을 더하고, 가천대학교 오영욱 박사가 모아온 자료를 더했다. 그리고 게임 스트리머 옥냥이, 강민정 작가 등 유저의 생생한 증언도 담았다.

 

그들의 입에서 나온 세운상가, 16비트 컴퓨터, 28비트 컴퓨터, 플로피디스켓, 불법복제, 초고속 인터넷, 카이스트, 인터넷 PC방 등 익숙하지만 잊고 있던 이야기를 따라 역사를 기록하고 엮으며 인터넷의 역사가 게임의 역사라는 걸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다. 그리고 패키지 게임이 있었기에 온라인 게임이 탄생할 수 있었고, 그 토대 위에서 지금의 한국 게임이 존재한다는 당연한 사실 또한 다시금 체감하게 되었다. 그렇게 30년의 퍼즐을 맞추고 보니 그것은 다음 30년을 위한 지도이기도 했다. 역사를 아카이빙하는 일은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 지도를 들고 대한민국 게임은 또 어디까지 항해할 수 있을까?

 

 

 

 

2024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1부 <세이브 더 게임>이 처음 공개되었다. 마리텔레콤 장인경 대표를 비롯해 손노리 이원술 대표, 원더스쿼드 서관희 대표, 채윤호 나이트앤비숍 대표, 남영 교수, 전홍식 관장, 디스이즈게임 임상훈 대표, 데브캣 김동건 대표 등 다큐멘터리 주요 출연진들이 부산까지 달려와 객석에서 함께 했다. 각자의 방에 놓인 컴퓨터 앞에서 작은 씨앗을 심으며 시작된 한국의 게임이 동료들을 만나 싹을 틔우고 오늘날 울창한 숲으로 성장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온몸으로 경험하고,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이를 증언해 준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더 뜻깊은 시간이었다. GV 말미 객석에 있던 장인경 대표는 손을 들고 일어나 마이크를 잡고 한국 게임의 역사를 담은 다큐의 탄생에 벅찬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불모지에서 게임 산업을 일군 선구자에게 바치는 헌사다.

 

 

 

더불어 게임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과 나누는 정겨운 채팅이기도 하다. 다큐 3부작은 1세대 개발자들을 다룬 <세이브 더 게임>으로 시작해, 온라인 게임의 성장을 담은 <온 더 라인>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굿게임(GG), 한국의 게이머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로 마무리된다. 유저 없이 게임이 존재할 수 없듯 이 다큐 또한 그렇다. 어떤 관객은 다큐를 보는 동안 심장이 쿵쿵 뛰었다며, 드디어 우리들의 이야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다큐에 대한 소감으로 시작한 리뷰는 자신만의 추억 이야기로 끝없이 이어졌다. 1,2,3부를 이어 보며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진 관객들,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 다큐는 완성된다.

 

12월 29일 드디어 다큐멘터리 3부작 <세이브 더 게임>이 공개되었다. 각자의 게임 경험에 따라 수백, 수천수만 가지의 특별한 모습으로 비로소 다큐가 완성될 이 여정이 무척 기대된다.